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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주, 적당한 시점이 언제일까?

최소한 지금은 아니겠네요. 전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창궐하여 하늘길도 다 막혀버린 지금 뭔가를 도모한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지요.
지금 현재 필리핀은 여행업 관련 업종은 그야말로 초토화 되었고 이외의 로컬 대상 또는 교민 대상 업종은 근근이 존버 하는 상황입니다.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현지에 기반을 두고있는 교민들은 당분간은 기다리는 형국이고 여행 가이드와 같은 직장인들은 상당수가 이미 한국으로 철수한 상황입니다.

다시 하늘길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어쩌면 예전같은 호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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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이 하루빨리 개발되면 바랄게 없겠지만 좀 늦어진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조금씩 봉쇄를 완화하여 다시금 경제를 재건시킬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코로나가 잡히면 잡히는 대로, 잡히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누그러드는 만큼이라도 경제 부흥을 위해서 다시 일할 수밖에 없겠지요.
시쳇말로 '병걸려 죽던지 굶어 죽던지'의 선택이니까요.


미국 같은 세계 제일의 부자나라도 락다운을 해제하라고 연일 시위를 하는 마당에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빈곤층인 필리핀에서의 락다운은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가 국민들을 부양할만한 능력도 안되는데 서구 선진국들이 락 다운한다고 마냥 따라 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지요. 


변변한 제조업 기반이 없고 GDP의 상당부분을 해외이주노동자(OFW : Overseas Filipino Worker)와 해외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는 필리핀에서 이사태가 장기화되면 실제로 굶어 죽는 국민들이 속출할 것은 자명한 일로 보입니다.


그러면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다시 외국인들이 모여들 그날이 온다면 교민사회내의 경쟁은 한결 수월해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언제나 포화상태였던 관련업의 비즈니스 시장이 그때까지 잘 버틴 자들의 판이 될테니까요. 물론 아직은 시기상조이지만 필리핀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운 좋게 원하는 비즈니스를 저렴한 비용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도 있을 테고 미리 들어가 선점하면 향후 언젠가 다시 평온을 되찾았을 때 그때 와서 시장에 뛰어드는 참가자들보다는 한결 수월하게 비즈니스 전략을 가져갈 수도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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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현재 필리핀의 코로나 대응상황을 보면 아직까지는 묘연한 일이 아닐까 싶네요.
그냥 필리핀 이주에 뜻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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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필리핀에 잘 맞는 사람일까?

해외여행을 다녀와 본 사람이라면 필리핀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직 경험이 없다면 해외여행 치고는 크게 부담스러운 여행지는 아니니 한번 시간 내서 다녀와 보기 바랍니다 ^^

필리핀을 다녀온 후의 반응은 대략 아래 3가지 정도로 나뉘는거 같습니다.

1. 이런 곳이 다 있었구나. 너무 좋은 기억만 남아 언젠가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꾼다.
2. 동남아 몇 군데 가봤는데 어디가 필리핀이었는지 정확하지가 않다.
3. 너무 덥고 지저분하고 다시 가고 싶은 생각 전혀 없다.

현재 필리핀에서 자리잡고 살고 있는 교민들 대부분은 1번에 해당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경험에 의하면 일본이 너무 잘 맞는 사람들은 필리핀과 잘 맞지 않습니다.
정치적인 면을 떠나서 잘 짜여진 시스템, 타인에게 폐를 입거나 끼치는 것에 아주 민감한 사람들,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사회분위기 등 개인주의라는 평가항목으로 아시아 국가들을 한 줄로 줄 세웠을 때 일본이 한쪽 끝에 자리한다면 반대편 끄트머리 즈음에 자리한 나라가 필리핀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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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부터 옆집에서 고래고래 노래하는 가라오케 소리에 잠을 깨는것도 당황스러운데 어느 누구 하나 그 집에 컴플레인을 하는 사람이 없는 곳이 필리핀입니다.
본인이 당하는 불편함에 관대하고 또 입장 바뀌어 남에게 피해를 주는데 있어서도 망설임이 없는 곳입니다.

사회적으로 프레셔가 팽배해서 공중도덕 안지켰다고 곤장 맞는 싱가포르에 사느니 좀 느슨하고 헐렁하게 사는 편이 낫다 라는 사람은 필리핀이 잘 맞는 사람입니다.

사진속여인과 민폐는 관계없음


문화적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많지 않아도 사계절이 여름이고 사방이 바다라 맘먹으면 언제든지 탁트인 바닷바람 맞으러 떠날 수 있는 곳이 필리핀입니다.

블로그 시작한 이래 매번 필리핀에 비판적인 포스팅만 올린거 같은데 오늘은 그래도 필리핀의 장점을 부곽 시킨 거 같아 왠지 홀가분함을 느낍니다 ㅠ
그동안 필리핀을 자연 누리지 못하고 한국식으로만 살아온거 같은데 올 한 해는 필리핀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많이 누리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코로나 얼렁 끝나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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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먹고살려면 영어 잘해야 하겠지?

일단 결론 부터 이야기하자면, 당연한 얘기지만 '잘하면 좋고 못해도 그럭저럭 할만하다'입니다.
여기서 영어를 못해도 그럭저럭 할만하다를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영어를 못하면 좀 불편하지만 할 건 다 한다'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세계 2위의 영어권 국가는 어디일까요?
1위는 당연히 미국이겠고 2위는 아마도 영국이겠지요? 그런데 2위는 영국이 아니라 나이지리아 입니다. 나이지리아는 공식적으로 인구가 무려 2억 명이 넘으니 영국보다도 영어 사용자가 더 많은가 보네요. 필리핀을 영어권 국가로 분류할 것인가 아닌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아무튼 필리핀 인구는 1억 명이 넘고 국민들 상당수가 영어로 의사 표현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고 봐도 됩니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처럼 영어를 '학습'을 통해 배웠고 자기들끼리 이야기할 때는 모국어를 사용합니다. 

여담입니다만 필리핀은 지방 방언이라고해서 서울말과 경상도 말 정도의 차이가 아니라 말이 안 통합니다. 그래서 공식 언어인 따갈로그(서울말)를 사용하기도 하고 영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필리핀에서 사업을 한다고해서 필리핀어를 새로 배울 수는 힘드니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겠지요.
그럼에도 그럭저럭 할만하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 몇가지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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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리핀 사람들은 관대하다.
 한국인 뿐만이 아니라 일본인, 중국인 등의 어설픈 영어도 잘 들어줍니다. 본인들이 아주 능통하지 않다는 동병상련일 수도 있는데 중학교 영어 수준도 안 되는 사람과의 대화일 지라도 열심히 들어주고 본인들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미국이나 호주에서 질문을 하는데 현지인이 못 알아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그냥 무시하고 '무슨 말?' 이냐고 되묻지 않을 수도 있지요 ㅠ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그렇다고 의기소침해 있지 않아도 됩니다. 이것은 다른 관점으로 보면 한국인은 '돈을 가진 사람' 때문이기도 합니다.

2. 부키 핑 시스템이 있다.
 하지만 명색이 사업가인데 아무리 작은 사업체라도 운영을 하려면 국세청에 세금도 내야 하고, 시청 가서 허가도 받아야 하고, 운전면허도 발급받아야 하는데 내가 필리핀 법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필리핀에는 '북키퍼' 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경찰서, 시청처럼 서류 작업이 필요한 일을 대신 도와주면서 수수료를 받는 사람들(또는 회사)입니다.

사업하는 당사자가 이런일들을 직접 하나하나 관장하면 좋겠지만 이건 영어실력과 관계없이 모두(거의 대부분) 돈 주고 대리인을 이용합니다.
전 세계 어디에도 한국처럼 일처리 빠르고 편리한 곳이 없는 건 다들 알고 있지요? 필리핀에서의 행정처리는 처리속도가 느린 것도 있지만 상당히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이며 때로는 공무원들이 부패해 있습니다. 아침 일찍 찾아가서 반나절 대기했는데 서류 부족하다고 또는 Cut off 타임에 걸려서 그냥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며 오라는 날 시간 맞춰 갔더니 직원들 파티한다고 아예 문이 닫힌 말도 안 되는 경우를 만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수료가 좀 들더라도 북키퍼를 이용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우며 북키 핑 서비스 회사는 한국 회사도 여럿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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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 교민 인프라가 잘 돼있다.
여행자 신분일때는 '로컬을 이용하면 싸고 만족도가 높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저도 해외여행을 가면 반드시 현지 식당으로만 골라서 찾아다니려고 노력하곤 하는데 필리핀에 장기체류하다 보면 오래지 않아 스스로 그런 편견을 깨트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현지인 광고를 보고 에어컨수리를 부탁했다고 해보죠. 확실히 한국업체보다 비용이 쌉니다. 일단 오기로 한 시간에 오질 않습니다. 기다리다가 전화를 해보면 연락이 안 되죠. 반나절 있다가 나타났습니다. 에어컨을 뜯어보는가 싶더니 점심시간이라고 다 같이 나갑니다. 들어와서 보는가 싶더니 부품이 없다고 사러 간다고 갑니다. 어두워지면 안 돌아옵니다. (운 좋게) 다음날 나타나서 뚝딱뚝딱하더니 다됐다고 미션 완료 후 돌아갑니다. 다음날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처음부터 다시 반복합니다.
언제나 이런식인건 아니지만 이런 상황을 만날 가능성이 늘 존재합니다. 만약 선금을 주었다면 언제 갔다가 안 돌아와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분명히 비용이 한국업체보다 싼데 결국엔 싼게 아닙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게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업종에 한국인들이 진출해 있습니다. 
한식당, 마사지샵등은 말할 수 없이 많고, 인테리어, 자동차 정비, 목공소, 유리가게, 휴대폰 수리, 티셔츠 맞춤 제작, 명함, 에어컨 청소, 방역까지... 
심지어 카카오톡 단톡방도 여럿 개설돼 있어서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하면 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인프라가 잘 깔려 있기에 굳이 현지인과 안되는 의사소통해가며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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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야나두! 영어 공부할 거야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외국나가 사는데 영어는 불편하지 않을 정도는 구사해야 되겠지요. 우리들이 흔히 잘못 생각하는 게 있는데 영어권 나라 가서 살면 저절로 영어실력이 늘 거라는 착각입니다. 위의 1)~3)이 반복되는 삶이라면 영어실력 향상은 고사하고 처음 필리핀에 발을 디딜 때보다 날로 자신 없이 지는 영어실력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필리핀은 나의 영어실력을 향상시켜 줄 준비가 늘 돼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영어실력은 속칭 '깡통'에서 '상급(Advanced)' 정도 까지입니다. 이미 영어가 능통하신 분들은 스스로 공부 안 하면 나날이 빈약해지는 어휘를 겸 험하게....)
한국인이 원장님인 어학원도 여기저기 많이 있고 소개받거나 찾아보면 개인튜터를 구할수 도 있습니다. 저렴한 수업료로 원하는 장소에 불러서 편한 시간에 맨투맨으로 수업을 받을 수 도 있으니 다른 영어권 국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간혹 선생님의 실력이 수준 이하인 경우도 있으니 유념해야 합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필리핀은 세계 어느나라보다도 언어의 장벽에 대한 문턱이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교민분들 중에는 보기 민망할 정도의 영어실력으로도 사업체를 잘 꾸려나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수년을 체류했어도 아직도 민망한 수준이면 자신에게도 면목이 없을 테니 영어공부는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현명할 듯싶습니다.

필리핀은 사업하기 좋은 나라일까? (하)

지난 포스팅(https://drvince.tistory.com/5) 에서는 필리핀에서 사업을 할 때 처음 이주해서 체류하는 형태와 사업체의 형태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렸는데요. 이번 편에서는 그럼 정말 필리핀에서 수익을 창출하며 롱런할 수 있을까? 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모르는 분들은 막연하게 필리핀은 아직 후진국(개발도상국)이고 산업화 및 정보화도 되지 않았으니 물가도 싸고 한국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아이템을 들고 상륙한다면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문장인데 일단 위의 명제는 참입니다.
분명히 팩트인 건 맞는데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이 있습니다. 일단 물가가 싸다는 건 논란의 여지가 있어서 나중에 따로 다룰 일이 있겠지만 물가가 싸다는 건 그만큼 구매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그리고 한국에서 성공한 아이템을 들고 들어온다는 생각은 나 말고도 한국사람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입니다.

다큐멘터리나 뉴스 등을 보게 되면 10명이 창업을 하면 3년 안에 7군데는 문을 닫고 5년을 넘기는 곳은 남은 3곳 중 하나다. 10%의 생존율 법칙은 경기가 바닥이라는 요즘의 이야기일 뿐만은 아니라 작년에도 그랬고 10년 전에도 그랬습니다. 올해 매출은 작년의 절반인데 작년에 봤던 시장 상인 인터뷰 때도 같은 이야기를 했고 재작년에도 같은 이야기를 했지요. 이와 같은 상황이 필리핀 뿐만이 아니라 세계 어디든 한인 교민사회가 형성된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제가 세부에서 지내면서 들여다보는 교민 비즈니스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많이들 새로 생기고 반면에 또 많이 문 닫습니다. 하나 뜨는 곳 있으면 주변에 똑같은 컨셉으로 치킨게임하자고 따라옵니다. 


그럼에도 제가 생각하는 필리핀에서의 자영업은 한국에서의 그것보다는 분명 기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코로나19라는 전 세계를 강타한 천재지변은 예외로 두겠습니다 ㅠ 현재 필리핀은 락다운-lockdown 상태로 완전히 얼어붙어 있습니다.)

그 기회라고 하는 것은 구체적으로는 포화상태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덜 치열한 경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한국에서 막 들어오시는 분들은 비록 기존 교민들 보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새로 부딪혀 보고자 하는 도전정신과 나날이 진보하는 한국에서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해 있다보니 보다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게 별거 아니다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볼때는 기존 교민분들 중에는 타성과 매너리즘에 젖어서 사업을 소홀히 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언제라도 신규 시장 참가자가 들어온다면 도태되고 자신들이 구축해놓은 인프라를 고스란히 내줄 준비가 되신 분들 말이지요. 조심 스러운 이야기네요.

아무튼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많은 교민들이 영구 또는 임시로 귀국하셨고 특히나 가이드를 비롯한 여행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이 수가 많은 것 같습니다.
글 쓰는 타이밍이 적합하지 않지만.... 잊힐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교민 살해 사건도 마치 북한에서 미사일 발사 하는것마냥 무덤덤해지는지 사건사고에도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들어오시는것 같습니다. 개개인 여러가지 사정이 있겠지만 모두들 공통적으로 보다 나은 기회를 바라보고 오시는 거겠지요. 그게 자녀교육이 됐건, 도피성이 됐건, 인생2막이 됐건 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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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필리핀은 돈을 쓰기엔 천국같은 곳이고 먹고살려면 지옥같은 곳이다 라는 말처럼 겉보기처럼 쉽게 접근했다가는 1~2년만에 다털리고 돌아가는 나라가 될 수도 있지만 제대로 공부하고 준비해서 도전하면 분명히 한국 대비 적은 자본금으로 높은 성취를 얻을 수 있는 곳임은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필리핀은 사업하기 좋은 나라일까? (상)

일단 사업이라고 하면 분야도 다양하고 규모도 천차만별이라 일반적으로 우리가 비교적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자영업' 또는 '장사'로 범위를 한정하여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이주목적으로 필리핀을 고려하는 가장큰 이유가 "진입장벽이 낮다", 다른 말로 "만만하다"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그 말처럼 어떻게 보면 참 쉽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내가 가서 살고 싶다고 돈 싸 들고 무작정 이주해서 사업자 내고 점포 임대해서 장사 시작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미국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고 투자이민 제도가 있긴 하지만 그 금액이 쉽게 엄두낼 수 있는 액수가 아닙니다.

그런데 필리핀은 여행 왔다가 그냥 주저앉기도 하고 마음대로 답사도 다녀오고 시장조사도 한 후 적당한 때를 봐서 짐 싸서 들어오기도 하고 합니다.

실제로 제가 이주했던 2015년 당시만 해도 현지에서 사업하시는 분들 중에는 관광비자로 한 달에 한 번씩 연장하면서 체류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모두 불법이지요. 불법은 조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굳이 귀찮게 워킹비자(9G) 만들지 않고도 불법으로 또는 편법으로 얼마든지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약간은 느슨했던 게 사실입니다. 물론 저는 겁이 많고 소심한 사람이라 이주하자마자 비자연장 한두번 후에 바로 워킹비자 절차 들어갔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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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오기 바로 전에 한국 거래소에서 해외 파생상품 청산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었는데 그때 태국 현지로 3개월여간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 태국에서는 필리핀과는 좀 다르게 비자를 연장하는 형태가 아닌 주변국으로 3개월마다 한 번씩 출국했다 다시 들어오는 일명 '비자런' 방식으로 체류하면서 사업체를 운영하시는 교민들이 많이 계셨었어요. 물론 현재는 양국 모두 제제가 강화되면서 적절한 비자를 소유하지 않고서는 정상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기가 만만하지 않습니다. 

이렇듯 필리핀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워킹비자(9G)가 필요한데 (가끔 아직도 관광비자로 사업하시는 강심장 분들이 있기도 합니다.) 큰 문제가 없으면 시일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 비자를 취득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비자와는 별개로 필리핀에서의 외국인 투자는 상당히 배타적이라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업종(소매업, 서비스업 위주)은 외국인에게 허용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취업해서 일하는건 가능하지만 사업체를 소유하는 건 불가능. 내 돈 들여서 사업을 하지만 나는 그 사업체의 종업원이고 사장은 따로 있는 구조. 이런 애매한 입장이 됩니다.


사업자는 크게 개인사업자(DTI)와 법인사업자(SEC)로 구분이 되는데 법인의 경우는 5인의 주주로 구성이 됩니다. 이중 3인은 내국인(필리핀인) + 2인은 외국인으로 구성이 되는데 이나마도 외국인이 허용되지 않는 업종에서는 5인이 모두 내국인입니다. 하지만 그나마 법인 사업체는 개입사업자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위험부담에서 상당히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위험부담이라고 하는 건 가장 대표적인 게 사업체 키워놓으면 실제 소유주(내국인)가 나타나 사업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겁니다.
다소 어이없는 일이지만 드물지만 실제로 이런 일들이 발생을 하고 있거나 이런 구조적인 문제로 인하여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외국인은 필리핀에서 소매업 등 사업을 소유할 수도, 부동산을 소유할 수도 없기에 할 수없이 일종의 편법으로 더미(Dummy) 바지사장을 세워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약점을 가지고 있다보니 정당하게 세금은 내면서도 먼가 한구석이 찜찜한 형태로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좀 더 안전한 방법으로는 법인을 설립하여 5인의 주주 중 한 명(동업자나 가족포함 두 명)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약간의 편법이지만 5인 모두 현지인으로 구성된 법인이라 할지라도 대리인의 형태로 위임되어 위험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으로 진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도 외국인이 합법적으로 법인을 설립 하는것도 가능하긴 한데 자본금이 대략 20억이 넘는 액수라 현실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이웃나라 베트남의 경우에는 2억 원 남짓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외국인 투자법이 많이 완화되어 적은 자본금으로도 합법적으로 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현재 필리핀 하원을 통과했다고 들었습니다. 하루빨리 법안이 마련되어 외국인으로서 100% 떳떳하고 깔끔하게 사업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마치 한국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들 중에 불법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는거 처럼 필리핀 정부에서도 외국인들이 위와 같은 형태로 약간은 애매하게 사업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필리핀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이 무시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지요.
필리핀 교민이 10만명에 육박하는데 그들이 한국에서 들고 들어오는 외화액수 하며 사업체를 설립해서 고용하는 종업원들, 또 그 종업원들의 가족들이 삶을 영유하며 소비하는 규모, 사업체들이 성실하게 납부하는 세원을 생각하면 어마 무시 하기에 그들도 함부로 할 수가 없겠지요.

그냥 재미 삼아 해보는 가정이지만 한국과 필리핀 간의 국가적인 분쟁이 있어서 필리핀에서 교민들이 철수한다고 한다면 세부처럼 특히나 좁은 지역에 한국인이 집중적으로 투자 및 거주하고 있는 지역은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경제공황 상태에 빠질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 같네요.

그러면 필리핀에서의 사업체의 형태나 구성은 이 정도로 하고 이야기가 길어져서 뒤이은 포스팅에서 계속 진행 하겠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은 외국에 나가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 갈망이 점점 더 강해지면 조금씩 구체적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해외 나가서 산다는 건 그 순간부터 인생이 완전히 바뀌는 건데 신중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은퇴해서 고정수입(불로소득)도 있고 시간 많고 여유로우면 여행 다니다 맘에 드는 나라에서 몇 달씩 체류해보며 천천히 생각해보면 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단 먹고 살 걱정부터 해야 하는 게 당연하겠지요.
자녀들 교육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또 나중에 다시 복귀하게 된다면 마딱드려야할 상황들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럼 수입이 있어야 하는데 외국에서 돈을 벌며 체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크게는 직장을 다니는 방법과 자기 일(자영업)을 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가 있겠네요.
직장을 다니는 방법을 다시 분류한다면 주재원으로 체류하는 방법과 현지에서 취업을 하는 방법이 있겠구요.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가장 해피한 케이스는 현지 주재원으로 파견을 나가는 건데
운이 좋게 해외지사를 가지고 있는 중견기업에 다니는 경우라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해당사항이 없겠지요. 그럼 그런 회사를 들어가야 하는데 여러 가지 기술이나 조건 맞추기도 쉽지 않겠지만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나름 사내에서 경쟁률이 치열하기 마련이죠. 그리고 입사하자마자 주재원으로 발탁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고 말이지요.

그럼 현지 취업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보통 어떤 분야가 됐던 제대로 된 기술은 하나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고 외국어 하나는 능통해야 하겠지요. 그 외국어라 함은 영어권에서는 영어가 될 것이고 제3국가에서는 그 나라 언어까지 능통해야겠지요. 국가로 보면 북미나 호주, 서유럽(영국), 아시아에서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정도가 되겠네요. 이젠 한국도 예전 같지 않아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이 넘다 보니 소득수준을 맞추려면 선택의 폭이 더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야기가 좀 옆으로 샜는데 여하튼 오늘 이야기를 하고 싶은 해외이주는 위와 같은 형태는 아닌 듯싶습니다.

회사에서 종일 근무하다가 퇴근해서 녹초가 된 몸으로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밤늦게까지 공부하다 잠드는 피곤한 삶보다는 지금까지와 다르게 조금은 느슨하고 여유로운 삶이 앞서 이야기한 '외국에 나가서 살아보고 싶다'라는 그 삶일 것입니다.

Photo by Louie Martinez on Unsplash

그러면 가장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나라들이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행을 목적으로 여권을 만든 사람이라면 보통 가까운 나라부터 시도하기 마련이다 보니까 태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의 국가부터 방문하지 않을까 싶네요. 여행으로 다녀오면 각 여행지마다 인상에 남는 점이 여러 가지 있을 텐데 이런 점들이 해외이주 후보지를 선택할 때 중요한 요인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각 나라마다 모두 장단점이 있을 건데 최근 들어 대한민국의 국격이 많이 상승하다 보니 어느 나라 건 대체로 한국인들에 대해서는 우호적입니다. 방문객이 많은 국가일수록 속된말로 때가 많이 묻다보니 외국인을 이용해서 뜯어먹을려는 현지인들도 있기마련인데 동남아인들은 대체로 순한건 맞는거 같습니다.

위에 언급한 나라들중에 가장 인프라가 잘돼있고 살기좋은 나라는 단연 태국이 아닐까 싶네요. 천혜의 자연과 풍부한 먹거리, 많은 문화유적과 놀 거리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게 없습니다.
놀기에는요... 여행 가서야 어디 가든 싸와디캅~ 코쿤 캅~ 만 해줘도 웃어주고 반가워해주고 하죠.
하지만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말을 할 줄 알아야죠. 이점이 단 하나 태국이 필리핀에 비해서 빠지는 이유가 되겠네요.

Photo by Cris Tagupa on Unsplash


필리핀의 영어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할 기회가 있겠지만 어찌 됐건 필리핀에서는 지프니 운전사 아저씨부터 집안일 도와주는 헬퍼 아줌마까지 누구나 기본적인 영어는 다 통합니다. 비록 내 영어가 중학교 영어 수준일지라도.

영어 통하는 나라는 말레이시아도 있고 싱가포르도 있지요. 싱가포르는 애초에 앞서 언급된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는 성격이 다른 곳이라 배제하고 말레이시아는 기본적으로 이슬람 국가이다 보니 좀 이질감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인구의 10% 정도 되는 인도인들의 문화도 이해하기 쉽지는 않구요. 한국서 일하면서 쿠알라룸푸르에 3개월가량 출장으로 지내본 적이 있는데 다시 와서도 웬지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아무튼 필리핀은 추위를 싫어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일 년 내내 온화한 날씨, 잘 웃고 친절한 사람들, 어디서나 들려오는 올드 팝송, 노천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의 여유, 많은 교민들로 이미 잘 갖추어진 한인 인프라 등 여러 가지 조건이 꼭 와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매력적인 나라였습니다.
(물론 여행과 실제로 사는건 많이 달라서 이후 많은 부분에서 실망하게 됩니다 ㅠ 나중에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ㅠ)

Photo by Jeanne Paredes on Unsplash






필리핀 세부로 이주해서 산지 6년이 다 되어갑니다.
시간이 정말 금방 지났네요.

그동안 나도 블로그 한번 해보자 생각한 지는 참 오래됐는데
천성이 게으르고 추진력이 부족하다 보니 실행에 옮기는 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흐른 거 같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졸지에 세부에서 한 달여, 다시 한국 들어와서 보름간 자가격리를 당하다 보니
주체할 수 없는 심심함에 드디어 포스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필리핀 카테고리에서는 주로 필리핀에 그중에서도 특히나 세부에 처음 정착하러 오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글들을 써볼까 생각 중입니다.

필리핀에서 오래 사시고 또는 현지인과 혼인하여 그들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반 현지인화 되신 분들에 비교하면 어설프고 보잘것없는 정보일 수도 있지만, 나름 6년여간 세부 와서 4가지 장사라면 장사, 사업이라면 사업을 하면서 모두 운 좋게 성공시켜서 잘 운영한 사람으로 새로 시작하려는 분들 또는 필리핀에 많은 흥미를 가진 분들께 적게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올리는 정보나 이야기들은 정확한 수치로 이루어진 통계 데이터보다는 하루하루 지내면서, 또 사업을 하면서 만나는 시행착오나 경험에서 만들어진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정보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올리는 일은 없으니 혹여 본인이 알고 있는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런 일도 있구나 하며 가볍게 재미 삼아 봐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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