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주택 이야기를 벌써 여섯 편째 이어왔는데, 생각해보니 다들 제일 궁금해하실 법한 '돈' 이야기, 그러니까 대출 문제는 아직 제대로 다루지 못했더라구요. 오늘은 이 주제가 상대적으로 간단한 편이라 뜸 들이지 않고 짧게, 핵심만 정리해보려 합니다.

요즘 다가구주택을 사려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이 "요즘 대출이 잘 안 나온다던데 진짜냐"는 건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다만 완전히 막힌 것도 아니고,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지렛대 삼는 대안도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오늘 짧게 짚어보겠습니다.

1. "대출이 안 된다"는 말, 사실은 규제 세 가지가 겹친 겁니다

먼저 대출 이야기부터 하면, 2026년 9월 현재는 최소 세 가지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첫째는 2025년 6월 28일 시행된 '6·27 대책'입니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는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가 아예 막혔고, 1주택자도 기존 집을 6개월 안에 처분해야 신규 대출이 나옵니다. 한도는 최대 6억원, 대출 실행 후 6개월 안에 전입해야 하는 의무까지 붙었고요. (다만 이 대책이 다가구주택—법적으로는 단독주택입니다—을 콕 집어 언급한 자료는 이번에 찾지 못했습니다. "주택 구입 목적 대출"이라는 포괄적 표현만 쓰고 있어서, 원칙적으로 함께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정도로만 말씀드리는 게 정직한 것 같습니다.)

둘째는 2025년 7월 전면 시행된 스트레스 DSR 3단계입니다. 스트레스 금리 적용비율이 100%로 오르면서 대출 한도 자체가 줄었습니다. 연소득 1억원 기준으로 6억 5,800만원이던 한도가 5억 5,600만원까지 내려앉았다는 분석도 있고요.

셋째는 임대사업자 대출의 RTI 규제입니다. 다가구주택은 '비주택' 담보로 분류되어 규제지역 기준 1.5배(비규제지역 1.25배)의 임대소득 증빙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더해 만기연장 때도 이 기준을 다시 적용하는 방안이 금융당국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데, 이건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 "검토 중"이라는 시제를 정확히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균형 있게 짚어야 할 것 같습니다. 2026년 4월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연장 불허' 조치는 말 그대로 아파트에만 적용되고, 빌라·다세대·다가구·오피스텔은 종전처럼 만기연장이 허용됩니다. 다가구주택이 대출 면에서 일방적으로 불리하기만 한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6.27 대책·스트레스 DSR 3단계·RTI 규제 세 가지를 한눈에 비교

 

2. 그래서 대안으로 쓰이는 게 전세보증금 레버리지 매입입니다

대출이 이렇게 빡빡해지다 보니, 실무에서 많이 쓰이는 방법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잔금의 일부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흔히 '갭투자'라고 부르는 구조인데, 공식은 단순합니다.

투자금(갭) = 매매가 - 전세보증금

매매가 6억원짜리 건물에 전세보증금이 5억원 껴 있다면, 매수인이 실제로 준비할 현금은 1억원(+취득세 등)이면 됩니다. 이게 가능한 법적 근거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입니다. 임차인이 대항력(전입신고+점유)을 갖추고 있으면, 집이 팔려도 임대인 지위—보증금 반환 의무 포함—가 별도 동의 없이 자동으로 매수인에게 넘어갑니다.

실무에서는 두 가지 케이스로 나뉩니다. 하나는 기존 세입자가 있는 집을 그대로 승계받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공실 상태에서 잔금일에 맞춰 신규 세입자를 구해 그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방식입니다. 후자는 신규 세입자의 입주일과 매매 잔금일을 하루도 어긋나지 않게 맞춰야 하는, 꽤 빡빡한 일정 관리가 관건입니다.

다가구주택만의 특징도 하나 있습니다. 구분등기가 안 되고 건물 전체가 통짜 소유라, 여러 호실에 세입자가 있다면 그 보증금을 전부 합친 금액이 레버리지 규모를 결정합니다. 다세대주택처럼 호실 하나하나를 따로 갭투자하는 것과는 결이 다른 구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세보증금 레버리지 매입 구조(매매가-보증금=갭) 도식

3. 다만 리스크도 분명히 있습니다

좋은 이야기만 하고 끝내면 반쪽짜리일 것 같아서, 리스크도 짧게 짚고 가겠습니다.

전세사기 피해가 누적되면서(2026년 1월 27일 기준 피해 인정 36,449명) 신규 세입자들이 전세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건 "신규 세입자를 구해 그 보증금으로 잔금 치르기" 전략 자체의 실행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입니다. 여기에 공시가격의 126% 이내에서만 가입되는 전세보증보험 기준도 걸림돌인데, 시세와 공시가격 차이가 큰 빌라·오피스텔·다가구주택은 이 기준에 걸려 보증보험 가입이 막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보증보험이 안 되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고, 세입자가 없으면 기존 보증금을 돌려줄 돈도 마련하기 어려운, 이른바 역전세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국토연구원 연구에서도 비슷한 경고가 나옵니다.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가 작은 집을 이런 방식으로 사들이는 건 집값 하락기에 보증금 미반환 위험을 구조적으로 키운다는 것이고,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미반환 위험 가구가 최대 1.3만 가구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추정도 있었습니다.

물론 같은 시기에 전세 매물이 오히려 품귀 현상을 보이고 전세가가 오르고 있다는 보도도 함께 나오는 걸 보면, 시장 전체가 일방적으로 "전세 소멸"로 가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지역과 상품에 따라 온도차가 꽤 큰 것 같습니다.

글을 마치며

정리하면, 지금은 규제가 겹치면서 대출이 예전만큼 쉽지 않은 시기이고, 그 대안으로 전세보증금을 지렛대 삼는 방법이 여전히 쓰이고는 있지만 전세사기 여파와 역전세 위험이라는 대가도 함께 따라옵니다. 짧게 쓴다고 했는데 막상 적다 보니 챙길 게 은근히 많네요 ^^. 어느 쪽이든 실행하시기 전에는 최신 규제 현황을 국토교통부나 금융위원회, 은행 창구를 통해 한 번 더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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