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로 다가구주택 이야기를 쓰다 보니 그동안은 거주 장단점이나 까다로운 세입자 유형처럼 '이미 건물을 갖고 있다'는 전제하의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오늘은 한 걸음 앞으로 가서, 애초에 다가구주택을 어디에 마련해야 하는지 입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미리 밝혀두자면 이건 정교한 부동산 분석 리포트가 아니라, 제가 직접 겪고 자료를 찾아보며 나름대로 정리한 기준입니다. 지역마다, 그리고 같은 지역 안에서도 동네마다 사정이 다 다르기 때문에 "여기가 정답이다"라고 단정하기는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큰 방향을 잡을 때 참고할 만한 원칙 몇 가지는 있는 것 같아서, 여섯 가지로 나눠 풀어보겠습니다.

다가구주택 입지 선택 기준 6가지

1. 서울은 사실 고민할 게 별로 없습니다

가장 먼저 서울 이야기부터 하고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서울은 굳이 세밀한 입지 분석을 하지 않아도 대체로 무난합니다. 학교도 많고 직장도 많고, 무엇보다 사람이 많으니까요.

숫자로 봐도 그렇습니다. 서울 인구는 2026년 8월 기준 928만 명이 넘고, 인구밀도는 ㎢당 약 1만 5천 명으로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전국 인구에서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1991년 24.8%에서 2026년 18.2%로 줄었지만, 이건 서울이 쪼그라들었다기보다는 경기·인천 쪽으로 사람이 퍼져나간(교외화) 결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교육·의료 인프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국 대학교수의 50.4%, 대학생의 39.1%가 수도권에 몰려 있고, 이른바 '빅5 병원'으로 불리는 대형병원들도 서울에 집중돼 있습니다.

학군 프리미엄은 더 노골적입니다.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 84㎡가 2025년 11월 47억 5천만 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는데, 이게 강남구 평균 시세보다도 8%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전국 주요 학군지 7곳의 아파트 시세는 주변 평균보다 16%가량 높게 형성돼 있고요. 물론 이 통계는 매매 시세 이야기이지 다가구주택 임대수익률을 직접 보여주는 자료는 아닙니다. 그래도 인구·일자리·학군이 이만큼 응축된 동네라면, 굳이 "이 골목이 저 골목보다 나은가"를 따지지 않아도 기본 수요 자체는 이미 보장돼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서울은 그만큼 매입가 자체가 높다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이겠지요. 다만 오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입지'에 한정된 것이니, 가격 부담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겠습니다.

2. 그래도 하나 고른다면, 인구가 받쳐주는 수도권

서울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서울 바깥이라도 인구가 뒷받침되는 수도권이라면 충분히 괜찮은 선택지라고 봅니다. 결국 임대 수요라는 게 어디서 나오냐면, 사람이거든요. 사람이 있어야 세입자가 있고, 세입자가 있어야 공실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의 인구 비중은 2026년 8월 기준 51.13%로,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여기 살고 있습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 격차는 115만 명이 넘고요. 이동 흐름을 봐도 재미있는 게, 서울 자체는 순유출(2026년 6월 기준 -5,697명)인데 경기(+5,161명)와 인천(+2,229명)은 순유입이라, 결국 '수도권 전체'로 보면 사람이 계속 모여드는 구조입니다. 청년층의 수도권 쏠림은 더 두드러져서 20~24세의 시도 간 이동이 10년 전보다 크게 늘었고, 청년 인구의 56.4%가 수도권에 쏠려 있다고 합니다. 최근 AI 관련 신규 일자리의 88.3%가 수도권에서 만들어졌다는 통계도 있는데, 이건 앞으로도 이 흐름이 쉽게 꺾이지 않을 거라는 신호로 읽힙니다.

경제력 격차도 뚜렷합니다. 수도권은 인구 비중(50.4%)뿐 아니라 지역내총생산(GRDP) 비중도 52.3%(2023년 기준)에 달하고, 이 격차는 계속 벌어지는 추세입니다. 1인당 GRDP만 봐도 서울이 5,825만 원인 반면 대구는 3,098만 원 수준이라 거의 두 배 차이가 나고요. 이런 자료들을 쭉 보고 있으면, 다가구주택처럼 결국 '몇 명이 매달 월세를 내줄 수 있는가'가 핵심인 자산은 인구가 받쳐주는 곳에 놓는 게 이치에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인구·경제력 격차

3. 산업단지와 학교가 함께 있으면 좋습니다 — 다만 무조건은 아닙니다

세 번째는 산업단지와 학교가 같이 있는 입지 이야기입니다. 이 조합이 왜 좋으냐면, 산업단지가 있으면 직주근접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학교가 있으면 가족 단위의 안정적인 정주 수요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동탄2신도시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면서 3~4인 가구를 겨냥한 중대형 평형 임대주택까지 공급되고 있고, 부동산 투자 가이드류 자료들도 공통적으로 "임대수익을 위해서는 대학가나 공단 밀집지역처럼 임대 수요가 두터운 곳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만 해도 6천여 개 업체, 8만여 명의 상근인구를 갖고 있다고 하니(다만 이 수치의 최신 통계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배후 수요 자체는 상당할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덧붙이고 싶습니다. "학교가 있으면 임대 수요가 안정적이다"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될 것 같더라구요. 최근 보도들을 보면 오히려 대학가 원룸 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6년 8월 기준 개강을 앞두고도 세입자를 못 구한 대학가 원룸이 늘고 있고, 방학 기간 공실률이 30%를 넘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6%대 밑으로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고요. 학령인구 감소가 지방 대학가 원룸 수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이미 나와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학교'라고 다 같은 학교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초·중·고 학군 수요는 가족 단위가 오래 눌러앉는 정주형 수요라 안정적인 반면, 대학가 원룸 수요는 학생 개개인의 단기 거주 수요라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이 둘을 뭉뚱그려서 "학교 있으면 무조건 좋다"고 말하는 건 조금 성급한 것 같습니다.

산업단지 쪽도 마찬가지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시화산업단지 배후도시를 대상으로 한 주거환경 만족도 연구를 보면, 정작 그 지역 주민들은 자녀 교육환경이나 방범·치안 만족도를 상당히 낮게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산업단지 근처=자동으로 교육 여건도 좋다'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래서 저는 이 세 번째 조건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산업단지와 학교(그것도 초·중·고 학군)가 함께 있는 입지는 확실히 좋은 조합이지만, 이건 흔한 산업단지 배후지의 약점(교육환경 부족)을 극복한 예외적으로 좋은 케이스에 가깝다는 것, 그러니 산업단지가 있다고 해서 학교 인프라까지 저절로 딸려온다고 넘겨짚지는 말자는 겁니다.

산업단지 배후 지역의 학군 수요와 대학가 원룸 공실 문제

4. 인구소멸지역은 곤란합니다

네 번째는 인구소멸지역 이야기입니다. 이건 비교적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계속 줄어드는 곳에 다가구주택을 마련하는 건 아무래도 권하기 어렵습니다.

행정안전부는 2021년부터 전국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고, 소멸위험지수 기준으로 보면 범위가 훨씬 넓어집니다. 2026년 6월 기준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141곳, 그러니까 61.5%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됩니다. 2024년만 해도 이 수치가 130곳(57.0%)이었으니 불과 2년 사이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셈입니다. 부산이 광역시 중 처음으로 소멸위험지역에 진입했다는 소식도 있었는데, 이제 소멸위험이 시골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광역시 안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 됐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다소 조심스럽게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일수록 부동산(중개업소) 쪽에서 갑질 비슷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은 제가 대형 언론 보도로 명확하게 검증한 내용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다만 시골 지역 거주 경험을 다룬 한 칼럼을 보면, 인구가 적은 동네는 부동산이 한 곳뿐이라 선택지 자체가 없고, 매물 정보도 도시처럼 인터넷에 잘 공개되지 않아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외지인에게는 좋은 매물을 잘 알려주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 공식 중개보다는 마을 이장님이 집주인과 직접 다리를 놓아주는 비공식적인 거래가 더 흔하다는 서술도 있었습니다. 개인 경험 수준의 이야기라 일반화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사람이 적은 곳일수록 정보와 선택권이 매수·임차인에게 불리하게 쏠릴 수 있다"는 구조 자체는 어느 정도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물론 반대로 지방에서는 아예 거래 자체가 얼어붙어 문의조차 없다는 이야기도 함께 나오니, 지역과 시점에 따라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겠습니다.)

5. 가격이 싸다고 서두르면 안 됩니다

다섯 번째는 가격 이야기입니다. "여기 시세가 싸던데?" 하는 마음으로 덥석 결정하는 건 정말 위험한 것 같습니다. 저렴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움직이기 전에, 왜 싼지부터 심도 있게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26년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6만 5,239호 중 지방이 4만 6,638호로 약 71%를 차지합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2만 9,350호 중 지방이 2만 4,522호, 무려 83.8%에 달합니다. 가격 흐름도 뚜렷하게 갈립니다. 2026년 7월 3주 기준 가격 변동률이 서울 +0.27%, 수도권 +0.18%인 반면 지방은 0.00%로 그냥 보합입니다. 전문가들은 이걸 청년층의 수도권 이동, IT·비IT 업종 간 성장 격차, 일자리와 자산 격차가 맞물린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지방 상가 공실률도 심상치 않아서, 관련 보도에 따르면 전국 평균 13.5%인 반면 충북은 19.5%, 전북 18.9%, 경북 18.2% 수준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렌트프리를 넘어 관리비만 내고 들어와 달라는 건물주도 등장했지만 그럼에도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하니,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접근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딱 좋은 구조인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확인 사항은 결국 네 가지로 좁혀집니다. 그 지역에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가, 일자리 기반이 탄탄한가, 앞으로 공급될 물량은 얼마나 되는가, 그리고 실제로 거래가 되고 있는가(거래량)입니다. 이 네 가지를 확인하지 않고 가격표만 보고 결정하면, 나중에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게 여러 보도가 공통적으로 하는 경고입니다.

지방 미분양·공실률 통계와 확인해야 할 4가지

6. 종합하면 — 수도권, 그중에서도 인천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걸 다 모아보면, 결국 가격·생활여건·일자리·학교·인구를 종합적으로 따졌을 때 수도권, 그 중에서도 인천 정도가 꽤 균형 잡힌 선택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천은 2026년 5월 기준 인구 305만 8,623명으로, 2024년 1월 300만 명을 넘긴 이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 대도시(광역시 이상) 중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이라고 하니, 앞서 이야기한 '인구가 받쳐주는 수도권'이라는 조건에도 잘 들어맞습니다. 배경에는 송도·청라·영종 같은 신도시 개발과 인천국제공항·인천항을 통한 제조·물류 일자리 증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GTX-B 노선(인천역~서울~남양주, 완공 목표 2031년)이 인천역과 부평을 지나면서 기존 인천 1호선과의 환승 시너지도 기대되고, 송도국제도시는 GTX-B에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같은 바이오 대기업 투자까지 겹치면서 실제로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가 2025년 11월 14억 원이던 것이 2026년 2월 19억 원으로 반년 만에 5억 원이 올랐다는 사례도 있고요.

다가구주택이라는 상품 자체와도 인천은 나쁘지 않게 맞물려 있습니다. 인천도시공사(iH)는 2026년 역세권 중심으로 다가구·다세대 매입임대주택 500호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신혼부부·신생아 가구를 위한 '천원주택(전세임대주택)' 제도에도 다가구주택이 지원 대상 주택 유형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공공 정책 차원에서도 다가구주택을 계속 필요한 주택 유형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다만 여기서도 균형을 잡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인천 인구가 지금은 늘고 있지만, 장기 전망으로는 2032년 약 31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60년에는 약 240만 명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통계청 계열 전망도 함께 나와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순유입과 40년 뒤의 전망은 다른 이야기니, "인천이니까 무조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으로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인천 안에서도 편차는 꽤 큽니다. 연수구(송도)나 부평구처럼 개발 호재가 몰린 곳과 강화군·옹진군처럼 거래 자체가 뜸한 곳(2026년 1월 기준 각각 47건, 12건)은 사실상 다른 시장이라고 봐도 될 정도라, 결국 '인천'이라는 큰 틀에서 방향을 잡은 다음에는 구·동 단위까지 한 번 더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마침 제가 지금 살고 있는 곳도 인천 영종도인데,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다 보니 "그래도 아주 엉뚱한 선택은 아니었구나" 싶어 조금 안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안도감이고, 지역을 고르는 기준은 결국 각자의 자금 사정과 목표 수익률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인천 인구 추이와 GTX-B 노선, 개발 호재를 정리한 타임라인

글을 마치며

여섯 가지로 나눠 정리했지만 결국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서울은 굳이 따지지 않아도 무난하고, 그 바깥으로 나간다면 사람이 있는 곳, 그러니까 인구가 뒷받침되는 수도권을 우선 고려하자는 것입니다. 산업단지와 학교가 함께 있으면 좋지만 '어떤 학교인지'는 구분해서 봐야 하고, 인구소멸지역은 여러모로 피하는 게 낫고,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서두르면 안 된다는 것도 함께요. 이걸 다 종합하면 저는 개인적으로 수도권, 그중에서도 인천 정도가 지금 시점에서는 꽤 합리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모든 게 어디까지나 큰 방향을 잡기 위한 원칙일 뿐, 실제로는 결국 발품을 팔아서 그 동네를 직접 걸어봐야 진짜 그림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자료만 보고 판단하기엔 부동산이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은 영역이니까요. 이번 글이 입지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큰 틀에서라도 참고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