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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필리핀 사람들?

필리핀으로 이주한 많은 사람들 중에는 각자의 여러 가지 이유가 많겠지만
그중의 하나 '잘웃고 친절한(Friendly) 한 사람들' 도 한몫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래 지내다 보면 그 상냥하고 잘 웃던 사람들이 언젠가부터 사람을 대하는게 성의 없고 퉁명스럽고 나를 귀찮아한다고 느끼는 날이 옵니다.

이상한 일이죠 다 같은 사람들인데 예전같지 않다는 사실이 우리를 의아하게 만듭니다.

어느 날 이점에 대해서 혼자 분석해 본 적이 있는데요...
나름의 분석의 결과를 이야기 하자면...일단은 필리핀 사회의 갑을 관계 시스템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하는데 이점은 나중에 따로 한번 다루기로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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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행을 와서 만나는 사람들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데 보통 한인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나 여행업 관련 서비스 직종의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마사지샵도 있고 숙박업 소도 있겠죠. 이밖에 로컬 식당이나 업체들을 이용할 수 도있는데 이들은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자주 언급되어 이미 고객의 상당수가 외국인으로 자리 잡은 곳들일 겁니다. 한인업체나 이런 로컬업체의 사장들은 직원들 관리에 많은 투자를 합니다. 컴플레인의 접수 및 반영도 적극적이고 SNS에 불평글이 올라오지 않도록 여러 가지로 신경을 쓰죠. 그러다 보니 직원들의 행실에 대해서도 비교적 엄격하며 또 직원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하면 나름의 성과급도 받을 수 있고 친절한 만큼 손님들에게 팁도 챙길 수가 있겠지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 중에 고과가 좋으면 무기한 고용이나 프로모션(승진)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한번 한국업체에서 일했던 사람은 다시 로컬로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업체로만 전전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반면에 일반 로컬사람들이 이용하는 식당이나 업체들, 특히나 여행자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업종의 서비스직 사람들은 굳이 외국인 왔다고 친절하게 대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세부나 마닐라 등의 대도시들은 나름 국제도시라 외국인이야 어디서든지 볼 수 있지만 그들이 본인들에게 따로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필리핀 식당(상점)들의 특이한 점인데 사장이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여러 브랜치를 운영해서 그런 건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직원들에 대한 소양교육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과는 괴리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필리핀 손님들도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낮다는 점도 꼽을 수 있구요. 

필리핀 노동법에 따르면 5개월 이상 고용된 종업원은 자동으로 정규직 직원으로 넘어가며 이때 3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야 하며 유급휴가 등의 베네핏이 제공돼야 합니다. 그리고 노동법의 보호하에 함부로 해고할 수 없게 됩니다. 업체들은 이런 점을 악용하여 기술직이나 전문직 종업원이 아니고서는 5개월의 단기간 동안만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종업원 입장에서는 굳이 에너지 쏟아가며 친절하게 손님을 응대해야 할 이유도 남들 안 보는곳에서까지 열심히 일을 해서 필요 이상의 노동력을 제공할 이유도 없는 겁니다. 사장도 늘 없으니 열심히 일한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구요. 어차피 시간만 때우면 퇴근시간은 오기 마련이고 그렇게 5개월 있으면 좋든 싫든 나가서 다른 일을 구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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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필리핀에 살다보면 잘 웃고 친절한 사람들도 만나고, 퉁명스럽고 성의 없는 사람들도 만납니다.
재미있는 건 같은 사람이라도 당시 직장에 따라서 전자의 사람이 되기도 하고 후자의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세상에는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 재미 삼아 봐주시길 바랍니다.
'내가 로컬 마트 갔는데 직원이 엄청 친절하더라, 어떻게 된 거냐?' 이렇게 반문하는 분은 없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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